배우 양희경이 연극 무대에 선다.
어!! 그런데......양희경의 네임벨류 치곤 공연장과 무대가 지나치게 소박하다.
빨간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촌스런 사이키 조명이 달린 무대.
포차 내지는 변두리에 자리한 룸쌀롱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투실투실한 아주머니가 여행가방을 들고 소박한 골목 앞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며 등장한다.
어린시절 버리고 간 딸과 함께 살기 위해 딸의 방으로 비굴하게 기어들며, 이야기는 시작 된다.
카바레 밤무대 가수이자, 철부지 엄마.
나레이터 모델을 하며 연극 배우를 꿈꾸는 연기에 재능 없는 딸.
그 딸을 쫓아다니는 어리숙한 시인 지망생.
엄마가 근무하는 캬바레의 직장 동료 은갈치, 사라 등등.
객석이 무대에서 아주 가깝고, 낮다. 연기자들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나든다.
삼류 인생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나는 정말로 네가 싫어. 보는 것만도 무섭고, 지겨워." 라는 소리까지 남편에게 듣고, 자식새끼까지 버리고 뛰쳐나갔지만, 남는 건 끝없는 후회와 자식 버린년 이라는 주홍글씨뿐인 삼류 밤무대 가수. 그 밥그릇 마저도 빼앗기게 되고, 야, 야 소리를 서슴치 않는 머리 굵은 딸련 집에 구박댕이로 얹혀산다. 한마디로 삼류 인생, 콩가루 집안.
밤무대 가수도 뭐 대단한 일이라고 몸 로비까지 원하니, 민자씨의 인생 그야 말로 황혼 무렵에 누구 말마따나 페니스 같다.
돈 주고, 마음 주고, 사랑까지 준 년은 남자에게 돈 뜯기고 버림받고...
구질구질, 우울한 인생살이들...
거기다 더 좆같은 일은 폐경에 가까운 나이에 임신까지 한 민자씨.
딸래미 미화는 지우자고 하는데,
역할이 바뀌어도 완전히 바꼈다.
여느 집에선 혼전 임신한 딸래미 당장 낙태 수술하러 가자고 잡아끄는 엄마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연상일 터인데,
바꼈으니...참 콩가루도 이 정도면 마데 인 치나 중금속 콩가루다.
서로 페니스 같은 인생 사는 기구한 년, 놈들끼리 모여서 니년 인생도 불쌍타, 당신 인생 참 딱해 ...하다보니 어느새 이해라는게, 인간적 연민이라는 게 퐁퐁 솟아나더라...
이런 내용이다.
우선, 연극은 재미있다. 삼류라도, 싸구려라도 재미있으면 만고땡.
연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백전노장 배우 양희경 씨의 훌륭하고도, 신나는 노래 솜씨까지 더해지니 이 아니 즐거울수가.
"솟아라 태양아~~~~ 어둠을 헤치고~~~~~~ 찬란한 고독을 노래하라~~~~빛나라 별들아~~~~"
"당신~~~~ 사랑하는 내 당신~~~~둘도 없는 내 당신. 여보 당신 사랑해요."
더더군다나,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부던히도 노력하려고 했던 배우들.
딸 역할의 오버만 조금 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소박한 무대에서, 삼류 인생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열정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진부한 대사들, 시나리오의 미흡성, 열악한 공연 환경, 참신성의 부족...이 모든 결점을 커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프로근성이 이 공연을 살아 숨쉬게 한다.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이 공연 자체는 드라마도 될 수 있고, 영화도 될 수 있고, 어떤 영상물로도 가능하다.
트롯이라고 불리우는 뽕짝이 박자 없이 돌아가는 우리네 인생살이에 쿵짝쿵짝 주는 리듬감 그 자체가 신명이다. 신명 없이 우리네 인생살이 퍽퍽해서 살겠나?
폐경가까워 하룻밤 자고 튄 옛 첫사랑 놈 애새끼 가졌지만, 첫정인 딸자식에게 못 해준거, 뒤늦게 주책이라도 좋으니 늦둥이 낳아서 제대로 엄마 노릇 해보고 싶은게 망측하진 않잖아???
누구에게나 리허설 없이 바로 무대 위로 올려지는 우리네 인생살이 후회는 언제라도 늦지만, 다시 시작하기엔 늦었다는 단어는 삭제해주길.
누님~~~ 인생 참 페니스 같죠?
그래도 인생 살아 볼 만 합니다~~~~~~
삼류스러운 인생이 또 정감갑니다. ^^
그래도 아쉬운 점을 이야기 하자면,
시나리오의 미흡성을 제일 으뜸으로 뽑겠습니다.
영화든, 연극이던, 첫째로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물에서 지지대와 기본 골조가 부실하면 겉이 아무리 화려해도, 부실공사에 불과합니다.
마찬가지로 기본이 튼실해야 하는데, 민자씨의 황금시대는 그런면에서 듬성듬성 구멍이 숭숭 보이는 시나리오, 대사를 양희경이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과 애드립으로 커버했습니다.
고의적으로 험악하게 말하자면 꼼수와 이빨까기로 먹고 들어간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또한, 내용과 소재의 진부함이 다른면으로는 천박함으로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시나리오의 미완성이라는 속성 때문에 더욱 두드러졌다고 원인을 돌리겠습니다.
똑같은 소재, 똑같은 내용이라도 이끌어가는 힘은 1차 저작물인 시나리오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얼마든지 색다른 코디로 연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데, 그 첫번째 문부터 제대로 열리지 않아 목적지까지 너덜너덜 헤진 짚신을 신고 도착한 흑물이 든 버선발의 누덜누덜 나그네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열연해준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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